언성・신데렐라 병원 약사의 처방전 (2020)
2021. 04.01

210329 시청 완료

 

 

 

★★☆

 

내가 질질 짠 건 짠 거고... 내용이 그닥인 건 그닥인 거고...

스킨에선 0.5가 구현 안 되길래 3점 줬지만 찐 별점은 2.5임

 

스포 有

 


 

  배우 캐스팅도 괜찮고 병원 약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는 본 적이 없어서 나름 기대하면서 봤는데 눈물을 뽑아내기 위해 환자의 사연을 길게 물고 늘어지는 흐름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난 매번 엉엉 울었지만... 어떻게 보면 갑갑해서 운 걸수도. '아오이 미도리'라는 극중인물의 지나친 이상 실현력도 사람 기운을 쏙 빼가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서 환자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모습은 멋있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그게 너무 과했다. 게다가 분명 드라마인데 옴니버스 형식의 애니처럼 진행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그닥 달갑지 않았다. 게다가 노기자카46 출신인 니시노 나나세(아이하라 쿠루미 역)의 칸사이벤 연출... 일상적인 내용의 드라마였다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테지만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면서 해당 배우의 셀링포인트를 억지로 끼워넣은 게 정말 당황스러웠다. 한 화에서만 그랬어도 어이가 없었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그래서 헛웃음이 났다. 요즘은 애니에서도 안 그런다고요. 이노와키(하쿠라 류노스케 역)가 소오! 하고 튀어나오는 컷도 기겁하면서 봤다. 드라마 속 애니 연출을 멈춰주세요... 그놈의 대사 반복도 그렇고... 아, 다시 생각해도 한숨 나오고 그만 보고 싶어짐. 

 

  이런 혹평에도 불구하고 별점 평가에 적어둔 것처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는 게 개그 아닌 개그. 하지만... 드라마든 현실이든 자신이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은 없고, 신체의 병으로 마음까지 병들고 힘들어하는 사연은 대가리를 굴려야만 공감이 가능한 나에게도 크게 다가왔다. 모든 환자에게 깊은 공감이 된 건 아니었지만 내가 저 상황이었어도 많이 괴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엉엉 울었다. 완치가 되거나 평생 약을 달고 살아가게 되어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의 모습들도 나와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또 눈물이 났다. 그래요. 나 울라고 만든 부분에서 우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울었다고 해서 좋은 평점을 주진 않으니까. 응응...

 

  좋은 장면... 병에 경중이 없다고 말해주는 부분은 좋았다.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따지게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라도 약자에게 당신의 고통이 다른 사람의 것에 비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고 위로를 건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방식은 다르지만 그 근본이 모두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점도 나름 괜찮았다. 감초처럼 등장하는 덴덴(아라가미 칸지 역) 상도 유쾌하면서도 따뜻해서 나쁘지 않았다. 그 외에도 중간 중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 걸 보니 그렇게 인상 깊진 않았던 것 같다. 

 

  첫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이유에는 배우 캐스팅도 있는데, 이 강점을 살리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이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주인공인 아오이의 경우, 해당 역의 이시하라 사토미의 감정선과 행동 등이 잘 담겨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타나카 케이(세노 쇼고 역)는 진심... 잘 지내다가 갑자기 윽... 하면서 배를 부여잡았던 것도 당황스러웠고 애한테 인사 잘 해놓고 뒤돌자마자 피 토한 연출은... 나랑 뭐하자는 건가 싶었다. 그래, 이렇게 병이 발발하게 만들었으니 이 중복 암(비소세포폐암) 4기라는 치료하기 어려운 병을 약사 아오이가 어떻게 대처할 지 세세하게 보여주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2년 후... 이건 뭐, 시청자 우롱이라 봐도 무방하죠? 이러고... 다른 노련한 중년 배우들에게 이도저도 아닌 역 맡긴 것도 그렇고... 얼레벌레 해피엔딩 줘도 난 용서 못 한다. 반성하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도 별 3개를 준 이유는 오로지 여성 배우 캐스팅 때문이다. 스토리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여성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이고 그런 그녀의 곁에서 함께 일을 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이 보이는 건 짧고 가볍게나마 칭찬해주고 싶다. 그거 말고는 그냥 보통임. 쩝.

yunicorn